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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일률적인 혈압 목표는 과연 옳을까?

 

1. 새로운 고혈압 기준, 모든 사람에게 같은 목표?

2025년 개정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의 고혈압 진료지침은

대부분의 성인에게 수축기 혈압 130mmHg 미만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심혈관 질환 예방뿐 아니라, 치매나 인지 저하 예방 효과를 기대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기준이 모든 연령층에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지나친 혈압 강하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2. 노인에게 저혈압이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

노인 환자에게는 고혈압 자체보다도 급격한 혈압 저하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흔히 보고됩니다.

어지럼증 및 기립성 저혈압

실신(syncope)

심한 경우 낙상 및 골절

신장 기능 악화 (급성 신손상)

전해질 이상 및 서맥(bradycardia)

특히, 혈압약을 시작한 후 30일 이내에 낙상 및 골절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는 노인에게 ‘숫자 맞추기식’ 혈압 조절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3. 인지 기능과 혈압의 복잡한 관계

중년에는 고혈압이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노년층에서는 낮은 혈압이 오히려 인지 저하와 관련된다는 연구도 존재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설명됩니다.

뇌 관류(혈류) 감소로 인한 산소 공급 저하

약물에 의한 과도한 혈압 강하

생존 편향(survival bias): 건강한 노인만이 연구에 남게 되는 통계적 한계

따라서 “혈압을 낮추면 무조건 뇌 건강에 좋다”는 단순한 접근은 노인에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4. 허약(frailty)과 다질환(multimorbidity)을 고려해야

노인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성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근감소증, 인지 저하, 만성질환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복합적 환자군입니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에서도 다음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허약 정도(Frailty index) 보행 속도, 체중 감소, 근력 저하 등을 반영

동반 질환 당뇨병, 심부전, 신장질환, 인지장애 등

약물 부작용 가능성 칼슘통로차단제(CCB)나 알파차단제는 노인에서 낙상 위험 증가

결국 혈압 목표는 ‘나이’가 아니라 ‘상태’에 맞춰야 합니다.


5. “숫자”보다 “사람”을 본다는 원칙

노인 환자에게는 무조건적인 130/80 기준보다 개인 맞춤형 목표가 필요합니다.

환자 특성

권장 혈압 목표 (예시)

관리 전략

건강한 60–70대

<130/80mmHg

표준 치료, 생활습관 교정 병행

허약하거나 다질환 동반

<140–150mmHg

약물 감량, 낙상 예방 우선

80세 이상 또는 거동 불편

개별화 필요

혈압보다 삶의 질 중심 접근

 

“기계적인 수치 조절”보다 “환자 중심 치료”가 더 중요합니다.

이는 당뇨병의 HbA1c 목표가 연령과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6. 임상의에게 주는 메시지

고령 환자에서 혈압 조절 시 반드시 기립성 혈압 측정을 포함해야 합니다.

약물 조합 시 중복 작용(이중 강하)을 피하고, 서서히 용량을 조정해야 합니다.

Deprescribing(약물 감량)은 단순한 중단이 아니라, 인지 기능·기립성·낙상 위험 등을 통합 평가 후 결정해야 합니다.

치료 목표는 “수치가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세워야 합니다.


7. 요약

새 지침은 대부분의 성인에게 혈압 130/80mmHg 미만을 권장하지만,

노인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부작용 위험이 큽니다.

지나친 혈압 강하는 낙상·골절·인지 저하·신기능 악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허약도와 동반 질환을 고려한 맞춤형 목표 설정이 필요합니다.

노인의 혈압 조절은 “숫자 관리”가 아니라 “삶의 질 관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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