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뇌졸중이란 무엇인가요?
‘뇌졸중(Stroke)’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 원인 4위, 성인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뇌졸중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 구분 | 원인 | 주요 예시 | 아스피린 효과 |
|---|---|---|---|
| 허혈성 뇌졸중 (Ischemic stroke) | 혈관이 막혀서 피가 안 통함 | 혈전성·색전성 뇌경색, TIA | 도움 됨 (적응증 있음) |
| 출혈성 뇌졸중 (Hemorrhagic stroke) | 혈관이 터져서 출혈 | 뇌내출혈(ICH), 지주막하출혈(SAH) | 금기 (악화 위험) |
아스피린은 혈전을 예방하는 약이기 때문에
“막히는” 뇌졸중에는 효과가 있지만,
“터지는” 뇌졸중에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2. 아스피린의 작용 원리 — 왜 ‘혈전 예방제’인가?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응집(피떡 형성)을 막는 약입니다.
혈소판은 혈관이 손상될 때 모여서 지혈을 돕지만, 이 과정이 과도하면 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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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소판의 COX-1 효소를 억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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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롬복산 A₂ (TXA₂) 생성을 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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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소판이 서로 들러붙는 것을 방지합니다.
즉, 피가 “끈적하게 굳는” 과정을 완화해 혈전(피떡)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3. 아스피린이 꼭 필요한 경우 — ‘허혈성 뇌졸중’과 ‘TIA’
✅ (1)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
CT나 MRI 검사로 출혈이 없고, 혈관이 막혀 생긴 뇌경색이 확인되면
아스피린을 가능한 한 빨리(24~48시간 이내) 투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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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약: 아스피린 160~325mg 한 번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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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요법: 하루 75~100mg(보통 100mg) 장기 복용
이렇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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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위험을 약 25~30% 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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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도 낮출 수 있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단, 뇌출혈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뒤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 (2) 일과성 허혈 발작(TIA, transient ischemic attack)
일시적으로 혈류가 막혀 증상이 24시간 이내에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미니 뇌졸중’이라고도 불리죠.
이때는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가능한 한 빠르게 (24시간 이내)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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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용량: 160~325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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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00mg/day 장기 복용
또한, 증상이 가볍거나 고위험 TIA (ABCD² 점수 ≥4)라면 초기 21일~90일 동안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DAPT)을 권장합니다. (POINT, CHANCE 연구 근거)
4. 아스피린이 금기인 경우 — ‘출혈성 뇌졸중’
출혈성 뇌졸중(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은
뇌혈관이 터져 뇌 속으로 피가 고이는 질환입니다.
이 경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되어 매우 위험합니다.
즉, 아스피린은 절대 금기입니다.
출혈이 확인된 경우, 모든 항혈소판제는 중단해야 합니다.
5. 심장 질환이 동반된 뇌졸중의 경우
허혈성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입니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뇌로 날아가
‘심인성 색전성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아스피린이 아니라 항응고제(OAC, DOAC)가 필요합니다.
| 구분 | 추천 약물 | 이유 |
|---|---|---|
| 심방세동 있음 | DOAC(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등) | 심장에서 생기는 큰 혈전을 예방 |
| 심방세동 없음 | 아스피린 | 동맥 내 작은 혈전 예방 |
따라서, 심장 리듬 이상이 동반된 뇌졸중 환자가
“아스피린만 복용 중”이라면
치료 전략이 맞는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6. 아스피린의 장기 복용 — 얼마나, 어떻게?
아스피린은 한 번 시작하면 장기간(평생)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래 상황에서는 중단을 고려해야 합니다:
| 중단 고려 상황 | 이유 |
|---|---|
| 위장관 출혈, 위궤양 발생 | 출혈 위험 증가 |
| 심한 간·신장 질환 | 약물 대사 문제 |
| 항응고제 병용 중 | 출혈 위험 중복 |
이런 경우,
의사는 아스피린 대신 클로피도그렐이나 PPI(위산 억제제) 병용으로 안전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7. 최신 가이드라인 한눈에 보기 (AHA/ASA 2021, ESO 2021)
| 상황 | 아스피린 권장 여부 | 비고 |
|---|---|---|
| 급성 허혈성 뇌졸중 (출혈 배제 후 24~48시간 내) | ✅ 투여 | 160~325mg, 이후 75~100mg 유지 |
| 일과성 허혈 발작 (TIA) | ✅ 빠른 투여 | 24시간 이내 시작 |
| 고위험 TIA/경증 뇌졸중 | ✅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21~90일 | POINT, CHANCE 연구 근거 |
| 심인성(심방세동 관련) 뇌졸중 | ❌ | DOAC 항응고제 사용 |
| 출혈성 뇌졸중 | ❌ | 금기 |
8. 아스피린 복용 시 꼭 지켜야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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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에 복용하지 말 것
위 점막 자극이 강하므로 식후 복용이 원칙입니다. -
다른 진통제(NSAID)와 중복 금지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은 아스피린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
출혈 증상 주의
잇몸 출혈, 멍, 혈변이 생기면 바로 진료를 받으세요. -
의사 상담 없이 중단 금지
갑작스런 중단은 오히려 혈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9. 아스피린이 필요한 뇌졸중은 따로 있다
| 뇌졸중 종류 | 아스피린 필요 여부 | 설명 |
|---|---|---|
| 허혈성 뇌졸중 | ✅ 필요 | 혈전 막힘 예방, 재발 방지 |
| TIA | ✅ 필요 | 조기 투약 중요 |
| 심인성 색전성 뇌졸중 | ❌ | DOAC 항응고제 필요 |
| 출혈성 뇌졸중 | ❌ | 출혈 악화 위험 |
즉, 아스피린은 “막힘(혈전)”에는 이롭지만, “출혈”에는 해롭다.
10. 내게 맞는 약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오랜 세월 동안 ‘심장과 뇌를 지키는 약’으로 불려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약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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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막힌 허혈성 뇌졸중에는 도움이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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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성 뇌졸중이나 심방세동이 동반된 경우엔 오히려 위험합니다.
따라서
CT나 MRI 결과, 심장 리듬, 출혈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나에게 꼭 필요한 약인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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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s WJ et al. Stroke 2021;52:e364–e467. (AHA/ASA 2021 Guid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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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an Stroke Organisation (ESO) Guideline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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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g Y et al. N Engl J Med 2013;369:11–19. (CHANCE T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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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ston SC et al. N Engl J Med 2018;379:215–225. (POINT T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