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은 전 세계적으로 10%에 달하는 유병률을 가진 흔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더욱 치명적인 점은, CKD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 ‘신부전’이 아닌 ‘심혈관질환(CVD)’이라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CKD 3단계 환자조차, 신부전으로 진행되기 전에 심장병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확률이 6배나 더 높습니다.
현대의학은 CKD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4가지 주요 약제군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RAS 억제제 (ACEi, ARB)
SGLT2 억제제
비스테로이드성 MRA(nsMRA)
GLP-1 수용체 작용제
이들 치료는 각기 신장 및 심혈관 보호 효과를 입증받았지만, 문제는 이들을 실제로 언제, 어떻게 시작하느냐입니다.
2025년 CJAS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 네 가지 치료 중 하나 이상을 적용한 CKD 환자들조차 여전히 다음과 같은 ‘잔여 위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신장 질환 진행: 최대 75.9건/1000 환자-연
신부전 발생: 최대 68건/1000 환자-연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최대 56건/1000 환자-연
즉, 현재의 권장 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현재 만성콩팥병(CKD)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네 가지 주요 치료제—RAS 억제제, SGLT2 억제제,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nsMRA),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모두 동시에 사용하는 사례는 현실에서 드뭅니다. 이는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며, 실제 임상 적용률에 대한 통계와 함께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Medicare 등록 환자 중, CKD와 제2형 당뇨를 모두 가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시작한 비율은 낮았으며, 흑인 및 고령층에서 더욱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도 유사한 처방 패턴을 보였고, 환자의 인종, 경제력, 보험 적용 여부가 사용률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를 시작한 CKD 환자 중 약 절반 이상이 1년 후에도 치료를 지속하고 있었지만, 이는 단일 약제에 한한 결과이며, 네 가지 약제를 병용한 데이터는 매우 부족합니다.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이 치료제를 한 가지씩 순차적으로 시작하도록 안내하고 있어, 병행 치료는 권고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병용 시 저혈압, 고칼륨혈증, 급성 신손상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를 관리하려면 자주 진료와 검사, 모니터링이 필요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고가의 주사제이며, 일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큽니다.
새로운 약제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은 신중하게 한 가지씩만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가지 이상 치료제를 동시에 시작해 위험 감소를 앞당김
예: RASi + SGLT2i를 진단과 동시에 시작, 이후 nsMRA와 GLP-1RA 추가
1~2주 간격으로 치료제 추가
STRONG-HF 심부전 치료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전략
진료 주차 | 진료 내용 및 약제 |
---|---|
1주차 | 진단, RASi + SGLT2i 시작, 혈압·eGFR·칼륨 검사 |
2주차 | 검사 확인 후 nsMRA 또는 GLP-1RA 중 하나 추가 |
3~4주차 | 나머지 약제 추가 여부 결정, 이상 반응 모니터링 |
5주차 이후 | 모든 약제 유지 또는 용량 조정, 생활습관 병행 지도 |
1차 진료에서:
eGFR: 39
UACR: 580
BP: 148/86
HbA1c: 7.9%
진단 당일 RASi+SGLT2i 시작 → 2주 후 nsMRA 추가 → 4주 후 GLP-1RA 시작 → 3개월 후 단백뇨 감소, 혈압 조절, 부작용 없음.
만성콩팥병 치료는 ‘순차적 대기’보다 ‘적극적 병행’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네 가지 약제 모두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었고, 빠르게 시작할수록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진정한 치료는 속도와 시기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 문헌
Khan MS, Rashid AM, Shafi T, et al. Residual Risk of Adverse Kidney and Cardiovascular Outcomes in Patients with CKD. Clin J Am Soc Nephrol. 2025;20:451–454. https://doi.org/10.2215/CJN.0000000588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흔히 동반되는 만성콩팥병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입니다. 최근…
알포트증후군(Alport syndrome, AS)은 유전성 신질환으로, 흔히 혈뇨로 시작해 단백뇨, 신기능 저하로 진행하며, 일부에서는 청력 저하와…
당뇨병성 신장질환(DKD, Diabetic Kidney Disease)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만성 합병증으로,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최근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MetS)과 그에 따른 만성콩팥병 위험이 중요한 문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