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만성콩팥병(CKD)에서 SGLT-2 억제제의 실제 적용: 효과, 주의점, 그리고 향후 전망

최근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가 CKD 환자 관리에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이 계열 약물은,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체중 감소와 혈압 강하 효과를 제공합니다. 또한 사구체 과여과(hyperfiltration)를 감소시켜 신장 부담을 완화하고, 심부전 등 심혈관계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CREDENCE, DAPA-CKD, EMPA-KIDNEY 등 여러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SGLT-2 억제제가 CKD 환자에게서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 속도를 둔화시키고, 말기 신부전 발생 및 심혈관계 사망 위험도 줄이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EMPA-KIDNEY 연구(NEJM, 2025)는 eGFR이 20~45 mL/min/1.73m²이거나, 비교적 신장기능이 보존되어 있어도 단백뇨(ACR≥200mg/g)인 CKD 환자를 포괄적으로 포함하였습니다. Empagliflozin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신장 질환 진행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약물 중단 후 추적 관찰 기간에도 일정 기간 추가적인 보호 효과가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CKD 환자 치료에서 SGLT-2 억제제가 단순한 혈당 조절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줍니다.


1. 서론: 만성콩팥병 환자 관리에서의 패러다임 변화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은 여러 원인(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에 의해 콩팥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질환입니다. CKD 환자는 심혈관계 위험 또한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약물 치료가 중요합니다. 최근 약물 치료 전략 중 하나로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2) 억제제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SGLT-2 억제제로는 Empagliflozin, Dapagliflozin, Canagliflozin 등이 있으며, 이들은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뿐 아니라, 콩팥 보호 및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도 입증되었습니다. 이제는 당뇨병이 없는 CKD 환자에게도 사용을 고려할 정도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2. 실제 사례: 제2형 당뇨병과 CKD를 동반한 60대 남성

사례 개요

  • 환자: 60대 남성,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 진단 10년 경과
  • 기존 치료: 메트포르민, 고혈압약(ACE 억제제), 지질 강하제(스타틴)
  • 최근 상태: 요검사에서 단백뇨 증가(ACR 500mg/g 이상), eGFR 약 35mL/min/1.73m²

이 환자는 이미 RAS 억제제(ACE 억제제)를 사용 중이었으나, 여전히 단백뇨가 증가하고 eGFR이 점차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혈당 역시 목표 범위를 조금 벗어나 추가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심혈관계 위험도 큰 편이기에, 추가 약제 선택에 신장 및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를 고려했습니다.

치료 적용 및 경과

의사는 Empagliflozin(10mg/일)을 추가 처방했습니다. 3개월 뒤 환자의 단백뇨가 눈에 띄게 줄었으며, eGFR 하락 속도 또한 완화되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당뇨 조절 상태(HbA1c)도 개선되었고, 체중이 약간 감소(2~3kg)해 고혈압 약제 용량도 일부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당뇨병을 동반한 CKD에서 SGLT-2 억제제가 심혈관 합병증과 신장 기능 악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3. 실제 적용 지침: 언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1. 적응증

    • eGFR 20~45mL/min/1.73m² 구간: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예: EMPA-KIDNEY, DAPA-CKD)에서 이 범위의 환자군에서 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 eGFR 45~90mL/min/1.73m² & 알부민뇨(ACR≥200mg/g): 단백뇨가 동반된 중등도 CKD 환자에게도 사용 권장.
    • 당뇨병 유무: 초기에는 주로 당뇨병 환자를 위해 개발된 약물이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비당뇨 CKD 환자에서도 의미 있는 신장 보호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2. 용량

    • 초기 용량은 대체로 Empagliflozin 10mg, Dapagliflozin 10mg 정도로 시작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증량 혹은 유지합니다.
    • eGFR가 20mL/min/1.73m² 이하로 떨어지면, 현재까지는 충분한 데이터가 없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3. 병용 요법

    • **RAS 억제제(ACE 억제제 또는 ARB)**와 병용 시 시너지가 발생하여 단백뇨가 더욱 감소하고, 신장 기능 보호 효과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이뇨제, 베타차단제 등 다른 심혈관계 약물과도 병용 가능하지만, 저혈압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EMPA-KIDNEY 연구(NEJM, 2025)


4. 주의점 및 관리 전략

  1. 탈수 및 저혈압

    • SGLT-2 억제제는 이뇨 작용으로 체액량을 줄이므로, 기립성 저혈압이나 탈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특히 eGFR가 낮은 CKD 환자는 본래 체액량 조절이 어려울 수 있어, 초기 복용 시에는 혈압과 전해질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2. 급성 신손상(AKI) 위험

    • 심한 탈수나 동반되는 다른 질환에 의해 일시적으로 AKI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급성 위장염, 심한 구토, 설사 등으로 수분 섭취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SGLT-2 억제제 복용을 잠시 중단하는 것이 권장되기도 합니다.
  3. 요로감염, 생식기 감염

    • 뇨 중 포도당이 증가하여 세균이나 진균의 증식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 반복적 요로감염 병력이 있는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며, 위생 상태 및 조기 치료에 신경 써야 합니다.
  4. 케톤산증(주로 제1형 당뇨병에서)

    •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상대적 인슐린 결핍 상태에서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면, 유형-2 당뇨병성 케톤산증(euglycemic DKA)의 위험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으며, 예외적 상황에서는 전문의와 신중히 상의해야 합니다.

5. 향후 필요한 연구 및 전망

  1. 더 낮은 eGFR 구간

    • eGFR가 20mL/min/1.73m² 미만인 환자 대상의 무작위 임상시험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향후 이 군에서의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가 필요합니다.
  2. 다양한 CKD 원인별 효과

    • 당뇨병성 신장병 외에 사구체신염, 다낭성신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따른 하위 분석이 충분히 이뤄져야 합니다.
  3. 비용 효과성

    • 장기간 복용이 필요한 약제이므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사회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4. 장기 추적

    • 신기능 보존뿐 아니라, 심부전 발생률, 심혈관 사망률 등을 보는 장기 추적 연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6. 결론: 개인 맞춤형 치료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SGLT-2 억제제

SGLT-2 억제제는 CKD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 위험을 감소시키는 다각적 장점을 지닌 약물입니다.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적절한 대상 선정과 모니터링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령 환자나 중증 CKD 환자의 경우 일시적인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심한 관찰이 필수이며, 급성 상태가 악화될 때는 투약 중단 여부를 전문의와 신속히 상의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CKD 환자에서 SGLT-2 억제제가 표준 치료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RAS 억제제와의 병용, 생활 습관 교정, 정기적인 신장 기능 모니터링 등을 동반한다면, CKD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말기 신부전 발생 감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The EMPA-KIDNEY Collaborative Group. Empagliflozin in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 N Engl J Med. 2025;392(8):777-787.
  2. Heerspink HJL, et al. Dapagliflozin in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 N Engl J Med. 2020;383(15):1436-1446.
  3. Perkovic V, et al. Canagliflozin and Renal Outcomes in Type 2 Diabetes and Nephropathy. N Engl J Med. 2019;380(24):2295-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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