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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체여과율 “백분위수”로 만성콩팥병 위험을 더 일찍 찾을 수 있을까?

혈액검사 결과에 “사구체여과율(eGFR)”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진료 현장에서는 사구체여과율이 60 미만으로 떨어져야 “만성콩팥병”을 의심하고 추가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기준만으로는 이미 신장기능이 상당히 감소한 뒤에야 개입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Kidney International(2025) 연구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합니다.

“절대값 60”만 보지 말고, 같은 나이·성별의 일반 인구 분포에서 내 사구체여과율이 몇 백분위수(percentile)에 해당하는지(예: 25백분위수 아래인지)를 함께 보자는 것입니다.

이 접근은 소아 성장곡선처럼, 개인의 수치를 ‘그 나이/성별에서 흔한 수준인지’ 맥락화하는 방식입니다.


왜 ‘백분위수 사구체여과율’이 중요한가?

이 연구는 스웨덴 스톡홀름 지역 40–100세 성인 약 118만 명(해당 연령대 인구의 약 80%를 한 번 이상 포괄),

연간 반복 사구체여과율 측정 약 691만 건을 기반으로 “나이·성별 사구체여과율 분포표(10th, 25th, 50th, 75th, 90th 등)”를 만들었습니다.

핵심 결과는 다음 한 줄로 요약됩니다.

같은 나이·성별 분포에서 사구체여과율이 25백분위수 미만이면, 사구체여과율이 60 이상이더라도 신부전(신대체요법 필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즉, “정상 범위처럼 보이는 60 이상” 안에서도 위험군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포인트 4가지

1) 사구체여과율 중앙값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감소

연구에서 2009 CKD-EPI 식으로 계산한 사구체여과율 중앙값은 40세에서 남 104, 여 106 ml/min/1.73m² 수준에서 시작해 100세에서는 45–50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또 중앙값이 60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은 남성 87세, 여성 88세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고령에서 60 미만이 흔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모든 고령이 자동으로 60 미만인 것은 아니다”라는 근거도 됩니다.

2) 25백분위수 아래는 신부전 위험 증가와 연결

중앙 구간(47.5–52.5백분위수)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사구체여과율 백분위수가 낮아질수록 신대체요법 필요 위험이 높아졌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25–30백분위수 아래에서 관찰되었습니다.

3) 사망 위험은 ‘U자형’: 너무 낮아도, 너무 높아도 위험 증가

흥미롭게도 사망 위험은 낮은 백분위수에서도, 높은 백분위수에서도 증가하는 U자형 패턴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높은 사구체여과율 백분위수가 실제 고여과(특히 당뇨병)

또는 근육량 감소(허약, 악액질 등으로 크레아티닌이 낮아져 사구체여과율이 과대평가되는 상황)를 반영할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개인 진료에서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이 “너무 좋아 보이는” 경우에도 맥락(체중 감소, 근감소, 영양 상태, 기저질환)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문제는 ‘추가검사 부족’이었다: UACR 시행률이 낮음

연구에서 “사구체여과율 60 이상이지만 25백분위수 미만”인 사람이 42만 명 이상이었는데,

이들 중 다음 1년 내에 알부민뇨/단백뇨 검사를 받은 비율은 24%에 불과했습니다.

즉, 위험 신호가 있어도 UACR 같은 핵심 검사가 실제로는 잘 시행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다음은 이 연구의 메시지를 현실 진료 흐름에 맞게 정리한 것입니다.

  1. 사구체여과율을 나이·성별 백분위수로 함께 해석

  • 단순히 “60 이상/미만”만 보지 말고, 같은 나이·성별에서 25백분위수 아래인지 확인합니다.

  • 연구팀은 나이·성별 백분위수 비교를 돕는 온라인 도구도 공개했습니다(논문에 링크 제시).

 

  1. 25백분위수 미만이면, UACR(또는 알부민뇨 평가) 우선

  • 특히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이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UACR을 확인해야 합니다.

  • UACR이 정상(A1)인지, 증가(A2/A3)인지에 따라 추적 계획이 달라집니다.

 

  1. “높은 백분위수”도 그냥 넘기지 않기

  • 체중 감소, 근감소, 만성 염증/암/허약이 있으면 크레아티닌 기반 사구체여과율이 과대평가될 수 있습니다(확실하지 않음: 개인별 확인 필요).

  • 필요하면 시스타틴C 기반 사구체여과율, 영양·근육 상태 평가를 고려합니다.

 

  1. 생활습관 처방은 모든 단계에서 기본 – 만성콩팥병의 1차 예방과 진행 억제에서 생활습관은 “검사 결과가 좋아도” 늘 적용되는 기본입니다.

  • 덜 짜게 먹기(나트륨 줄이기)

  • 규칙적 운동(가능한 범위에서 걷기 등)

  • 건강한 체중 유지


자주 묻는 질문

Q1. 사구체여과율이 75인데도 25백분위수 아래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나이·성별에 따라 분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40대에서 75는 낮은 편일 수 있지만, 80대에서는 평균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이 바로 “절대값이 아니라 분포 속 위치”입니다.

 

Q2. 25백분위수 아래면 곧 투석한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연구에서 10년 절대위험은 전반적으로 낮았고(평균 1% 미만), 다만 25백분위수 아래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습니다.

즉, 공포를 줄 정보가 아니라 “더 일찍 확인하고(특히 UACR), 위험요인을 줄이자”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요약: 사구체여과율을 ‘성적표’가 아니라 ‘성장곡선’처럼 보자

  • 사구체여과율 60이라는 문턱만으로는, 더 이른 위험군을 놓칠 수 있습니다.

  • 같은 나이·성별에서 25백분위수 미만이면, 사구체여과율이 60 이상이어도 신부전 위험이 증가했습니다.

  • 실제 현장에서는 이 위험군에서 UACR 같은 추가 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따라서 “백분위수 기반 해석 + UACR 검사 + 생활습관(저염, 운동, 체중관리)”이 조기 발견과 1차 예방의 실질적 패키지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Yang Y, et al. Population-based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distributions and associated health outcomes provide opportunities for early identification and primary prevention of chronic kidney disease. Kidney International.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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