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와인, 막걸리 — 혈당과 콩팥에 미치는 차이점

1. 술은 혈당과 콩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많은 환자들이 “술은 피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가끔 한두 잔은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술의 종류와 양, 그리고 개인의 콩팥 기능 상태에 따라 영향이 다릅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되며 당 생성(당신생)을 억제해 일시적인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고,

동시에 술 종류에 따라 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면 혈당 상승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또한, 콩팥은 알코올과 그 대사산물(아세트알데하이드)을 배출하는 주요 기관이므로,

음주가 지속되면 콩팥 기능 저하나 단백뇨 악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술의 탄수화물·당류 함량 비교

술 종류 100mL당 열량 당류(g) 특징
소주 약 120 kcal 0 탄수화물 거의 없음, 알코올 도수 높음(20도 내외)
와인(레드/화이트) 약 80 kcal 1~3 적당한 도수(12~14도), 포도 유래 폴리페놀 포함
막걸리 약 70 kcal 6~10 전분 발효로 당 함량 높음, 도수 낮음(6~8도)

즉, 소주는 혈당 상승이 거의 없지만, 고도수로 인해 콩팥과 간에 부담이 크고,
막걸리는 도수가 낮지만 당 함량이 많아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습니다.
와인은 중간 정도로, 특히 드라이 레드는 상대적으로 혈당 영향이 적습니다.


3. 소주 — 혈당엔 적지만 콩팥엔 부담

소주는 당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혈당을 직접 올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도수가 높고, 알코올 함량이 많아 콩팥 혈류를 감소시키고 탈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혈당 측면:
    당뇨병 환자에서 공복에 마시면 저혈당 위험이 있습니다.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 콩팥 측면:
    소주는 이뇨작용을 촉진하여 탈수·전해질 불균형·혈압 상승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간 손상 → 콩팥 2차 손상(hepatorenal syndrome)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사례:
50대 남성 A씨는 당뇨병과 초기 콩팥병을 앓고 있었는데, 주 2~3회 소주 반 병씩 마셨습니다.

어느 날 혈청 크레아티닌이 1.2에서 1.6으로 상승했고, 이는 반복된 탈수와 고혈압성 손상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4. 와인 — 적당량은 혈당과 심혈관에 긍정적일 수도

와인, 특히 레드와인은 폴리페놀(Resveratrol)이 풍부해 항산화 효과, 혈관 보호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단, 달콤한 와인(스위트 와인)은 당 함량이 높아 피해야 합니다.

  • 혈당 측면:
    드라이 와인은 혈당 상승이 거의 없으며, 포도당 흡수를 약간 억제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콩팥 측면:
    폴리페놀이 염증 억제, 사구체 산화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과량 섭취 시 이뇨 작용과 탈수는 여전합니다.

적정 음주량:

  • 남성: 하루 1잔 (120mL 이내)

  • 여성: 하루 0.5잔 (60mL 이내)

  • 일주일 2~3회 이하

주의:
ACE억제제나 이뇨제 복용 중인 만성콩팥병 환자는 알코올이 혈압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5. 막걸리 — “전통주”지만 당뇨병에는 가장 불리

막걸리는 곡물(쌀, 보리 등)을 발효해 만든 술로, 탄수화물 함량이 높습니다.
특히 단맛을 강화한 시판 막걸리의 경우 100mL당 6~10g 이상의 당류가 포함되어 있어,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킵니다.

  • 혈당 측면:
    당뇨병 환자에게는 포도주스 한 컵과 비슷한 당량을 제공합니다.

  • 콩팥 측면:
    전분 부산물, 젖산균, 불순물이 많아 혈중 요산 상승 및 사구체 여과율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을 가진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예:
60대 여성 B씨는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막걸리를 ‘건강한 발효주’로 생각하고 자주 한두잔씩 마셨습니다.

3개월 후 공복혈당이 180mg/dL로 상승했고, UACR도 증가했습니다.


6. 콩팥이 나쁜 사람은 술을 어떻게 마셔야 할까?

만성콩팥병 환자나 투석 환자에게는 ‘어떤 술이 안전하다’는 개념은 없습니다.
모든 알코올은 체내 대사 과정에서 수분 손실, 전해질 불균형, 혈압 변동을 일으킵니다.
다만 사회적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할 때는 아래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1) 안전 음주 원칙

  • 공복 상태에서 마시지 않는다.

  • 충분히 수분(물 또는 무당 차)을 함께 섭취한다.

  • 알코올 도수가 낮고, 당 함량이 적은 종류를 소량만 마신다.

  • 음주 후 반드시 다음날 체중, 혈압, 혈당을 확인한다.

(2) 피해야 할 경우

  • eGFR이 45mL/min 이하인 경우

  • 단백뇨(UACR 300mg/g 이상)

  • 혈압 조절이 불안정하거나 부종이 잦은 경우

  • 인슐린, 설폰요소제, DPP-4 억제제 복용 중 (저혈당 위험)


7. 정리: 술 종류별 혈당·콩팥 영향 요약

구분 소주 와인 막걸리
혈당 영향 낮음 (저혈당 위험) 중간 (드라이 와인 권장) 높음 (급상승 위험)
콩팥 부담 높음 (탈수, 고혈압) 중간 (적당량 가능) 높음 (요산 상승)
권장량 소주 1잔 이하 (50mL) 와인 1잔 이하 (120mL) 가급적 피함
요약 당은 없지만 독함 항산화 이점 있으나 주의 혈당에 가장 나쁨

8. 영양학 관점의 보완 팁

  • 술자리 후 보충음료: 물, 보리차, 또는 저당 이온음료 소량

  • 해장음식: 염분이 높은 국물류(해장국, 라면)는 피하고, 삶은 달걀·두부·오이 등 단백질과 수분 보충 중심

  • 와인 대체: 알코올 없는 포도주스(무당)나 폴리페놀 보충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9. “술은 줄이는 것이 최선”

  • 당뇨병 환자: 혈당 상승과 저혈당 모두 주의

  • 만성콩팥병 환자: 탈수, 전해질 불균형, 혈압 변동에 취약

  • 적정 음주는 ‘매일 조금씩’보다 ‘가끔 소량’이 훨씬 안전합니다.

  • 궁극적으로, 술 없는 건강 습관이 콩팥 보호의 핵심입니다.


요약 포인트

  • 소주: 혈당엔 적지만 콩팥에 부담

  • 와인: 드라이 와인 소량은 괜찮을 수 있음

  • 막걸리: 혈당 급상승, 콩팥에도 좋지 않음

  • 음주 후 수분 보충, 다음날 혈당·혈압 확인 필수


콩팥건강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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