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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이식 환자에서 SGLT2 억제제(SGLT2i)의 효과와 안전성: 최신 연구(GREAT-ASTRE 연구)를 중심으로

최근 만성콩팥병 환자들 사이에서 심혈관계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SGLT2 억제제(SGLT2i)는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신기능 악화 속도를 늦추고 단백뇨와 혈압을 낮추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장이식 환자(KTRs)의 경우, 면역억제제 사용 등으로 인해 약물 부작용 및 상호작용 가능성이 우려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랑스에서 최근 수행된 GREAT-ASTRE 연구를 통해 신장이식 환자에서의 SGLT2 억제제 사용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최신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GREAT-ASTRE 연구란?

GREAT-ASTRE 연구는 프랑스 전역 13개 신장 이식 센터에서 수행된 다기관 실세계(real-world) 연구로, 신장이식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의 안전성과 단기적 효과를 평가한 연구입니다. 총 347명의 신장이식 환자가 참여하였고, 이들 대부분(96.6%)은 다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환자의 평균 연령은 62.6세였으며, 남성 환자가 전체의 76.4%, 이식 후 평균 6.7년 경과한 시점에서 SGLT2 억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가 전체의 65.1%를 차지했으며, 대부분은 이식 후 1년 이상 지난 후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 그래프(a): 전체 환자군(All patients)

    • 투여 초기 단백뇨 수치는 높았으나, SGLT2 억제제 사용 후 3개월 만에 단백뇨가 유의하게 감소(p<0.0001)하였고, 이 효과는 6개월까지 지속되었습니다(p=0.0002). 3개월과 6개월 사이에는 추가적인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p=0.690).
  • 그래프(b): 당뇨병 환자(Diabetic patients)

    • 당뇨병 환자에서도 SGLT2 억제제 투여 후 3개월째 단백뇨가 유의하게 감소(p=0.001)하였고, 6개월째에도 초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유지했습니다(p=0.032). 다만,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의 추가 감소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p=0.256).
  • 그래프(c): 비당뇨병 환자(Non diabetic patients)

    • 비당뇨병 환자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투여 초기 대비 3개월째(p=0.0007) 뚜렷한 단백뇨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는 추가적으로 유의한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p=0.083).

본 그래프는 신장이식 환자에서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여부와 무관하게 단백뇨를 현저히 개선시킬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치료 시작 후 초기에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며, 최소 6개월간 이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임상적 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신장이식 환자에서의 SGLT2i 사용 사례

한 사례로, 이식 7년 차인 64세 남성 A씨는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었으며, 이식 후에도 지속되는 단백뇨와 고혈압으로 SGLT2 억제제(다파글리플로진)를 시작했습니다. 치료 시작 당시 사구체여과율(eGFR)은 50 ml/min으로, 단백뇨는 하루 1200mg이었으며, 혈압은 150/90 mmHg로 조절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파글리플로진 투여 후 3개월째, 단백뇨는 800mg으로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혈압 역시 140/85 mmHg로 개선되었습니다. 6개월 후에도 혈압과 단백뇨의 개선이 유지되었으며, eGFR은 소폭 감소한 48 ml/min이었으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신장 기능의 악화는 없었습니다. 특별한 부작용이나 면역억제제와의 약물 상호작용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안전성 및 부작용

GREAT-ASTRE 연구의 전체 환자 중 약 25.9%가 치료 중 부작용을 경험하였으나,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은 낮았습니다. 주요 부작용으로 요로감염이 가장 흔했고(6.6%), 생식기 감염의 빈도는 매우 낮았습니다(0.6%).

부작용으로 인해 SGLT2 억제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15.6%였으며, 신장이식편 기능 저하와 감염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신장 기능(eGFR)이 30 ml/min 이하로 매우 저하된 환자들에서 치료 중단율이 높았기 때문에,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는 신중한 처방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면역억제제와 SGLT2 억제제 간의 약물 상호작용은?

이번 GREAT-ASTRE 연구에서는 환자 대부분이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 CNI),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 중이었지만, 이러한 면역억제제와 SGLT2 억제제 간의 임상적으로 중요한 약물 상호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SGLT2 억제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면역억제제와 안전하게 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적 연구 결과의 부재

본 연구는 1년 미만의 비교적 짧은 관찰기간 동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장기적인 신장이식편의 기능이나 환자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사망률 감소 등 장기적 결과는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기간 추적 연구가 필요합니다. GREAT-ASTRE 연구팀은 5년의 추가적인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며, 이는 추후 신장이식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와 신장 기능 유지 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론 및 권장사항

본 연구의 초기 결과를 종합하면, 신장이식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는 초기 신기능이 양호한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특히 단백뇨와 고혈압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eGFR < 30 ml/min/1.73 m²)에는 부작용과 치료 중단의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현재까지 SGLT2 억제제가 면역억제제와의 약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으며, 향후 장기적 임상 결과가 추가될 때까지는 주기적인 평가와 신중한 처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참고문헌

L Maigret et al., Sodium-Glucose Cotransporter-2 Inhibitor in Diabetic and Nondiabetic Renal Transplant Recipients, Kidney International Reports, 2025, Volume 10, Pages 816–827. https://doi.org/10.1016/j.ekir.2024.11.033


만성콩팥병의 인식, 발견 및 치료에 대한 개인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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