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흔히 성인기에 시작되는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혈압의 출발선은 이미 출생 시점에 결정될 수 있다는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유럽 출생 코호트를 분석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서 출생 시 및 유아기 혈압 패턴이 이후 소아·청소년기 고혈압 발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혈압이 높다/낮다”가 아니라, 혈압이 어떤 궤적(trajectory)을 따라 증가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구 유형: 전향적 코호트 연구
대상: 벨기에 출생 코호트의 건강한 소아 500명
관찰 기간: 출생부터 학령기(9–11세)까지
혈압 측정 시점
출생 시
취학 전 연령(4–6세)
학령기(9–11세)
측정 방법: 유럽고혈압학회 지침에 따른 상완 자동혈압계
주요 지표: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평균동맥압(MAP)
아이의 성장과 함께 혈압이 상승하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입니다.
실제로 평균 혈압은 다음과 같이 증가했습니다.
출생 시 → 취학 전 → 학령기로 갈수록
수축기 혈압 지속적 상승
평균동맥압 지속적 상승
이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같은 연령대 아이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백분위수)에 있는 경우입니다.
출생 시 혈압이 높을수록 이후 혈압도 더 높아진다
출생 시 혈압이 1 표준편차(SD) 높을수록,
취학 전 수축기 혈압과 평균동맥압이 유의하게 더 높아짐
이 효과는 일시적이지 않고, 이후 학령기까지 이어짐
즉, 초기 혈압 수준이 일종의 ‘혈압 기억 효과’를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혈압 ‘궤적’이 고혈압 위험을 결정한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다음입니다.
출생 시 또는 취학 전 평균동맥압이 1 SD 높을 경우
고혈압 전단계 위험 약 2.8배 증가
고혈압 발생 위험 약 3.7배 증가
이는 체중, 성별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유지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수축기·이완기 혈압뿐 아니라 평균동맥압을 주요 지표로 사용했습니다.
평균동맥압은
장기(뇌, 심장, 콩팥)에 실제로 전달되는 압력을 더 잘 반영
소아에서 혈관 부담을 평가하는 데 유용
특히 콩팥 건강과의 연관성을 고려하면,
어린 시절 평균동맥압 관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혈압은 평생 관리해야 할 생애 지표다”
이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고혈압은 성인기에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혈압은 출생부터 추적해야 할 ‘생애 지표(life-course marker)’다
소아기 혈압 측정은 단순 기록이 아니라 미래 위험 예측 도구다
연령·성별·신장 기준 백분위수로 해석
이전 측정값과의 변화 추세 확인
한 번의 측정으로 판단하지 않기
취학 전, 학령기 정기 측정 권장
“지금 당장 병은 아니지만, 앞으로 관리가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신생아 이완기 혈압 측정의 기술적 어려움
출생부터 학령기까지 모두 추적된 대상 수가 상대적으로 적음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관계 단정은 불가
이 연구는 고혈압 예방의 시작점을 성인 이전, 더 나아가 출생 시점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아이의 혈압은 “지나가는 숫자”가 아니라, 미래 심혈관·콩팥 건강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조기 발견과 생활습관 개입만으로도, 미래의 고혈압과 그 합병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Yu-Ling Yu et al. Early Blood Pressure Trajectories and Risk of Hypertension in Childhood. JAMA Network Open,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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