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구에서 드러난 커피와 부정맥의 의외의 관계
많은 심방세동(AFib) 환자들은 오랫동안 의사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커피를 줄이거나 끊으라는 조언을 받아 왔다. 카페인은 신경계를 자극하고 혈압과 심박수를 올리므로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이 상식을 뒤집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커피를 마신 심방세동 환자들이 오히려 재발률이 40% 낮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커피는 심방세동을 악화시키는 음료가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을까.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근거를 토대로 커피와 심방세동의 관계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커피와 심방세동: 기존의 인식
전통적으로 의사들은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제한하도록 안내해 왔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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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심박수를 증가시킬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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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박수 증가가 심방세동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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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환자들이 실제로 커피 섭취 후 두근거림을 경험했다는 경험적 보고
이런 이유로 많은 환자들이 커피를 끊거나 디카페인 커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런 조언은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연구 결과: 커피가 심방세동 재발을 줄인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심방세동 환자들은 재발 위험이 약 40% 낮았다.
이는 기존의 상식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결과다.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다음과 같다:
• 꾸준한 커피 섭취자는 비섭취자보다 심방세동 재발이 적었다
• 카페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오히려 항염증 효과나 항산화 효과가 보호적일 가능성이 제기됨
• 커피의 종류(에스프레소, 필터커피, 인스턴트)는 큰 차이를 만들지 않음
• 하루 섭취량이 1~3잔일 때 가장 안정적인 패턴을 보임
하지만 이 연구 결과가 모든 심방세동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확실하지 않음. 개인별 반응이 다를 수 있고, 아직 원인과 기전이 규명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왜 커피가 심방세동을 줄일 수 있을까
확실하지 않음. 하지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항염증 및 항산화 작용
커피에는 수백 가지의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다.
특히 폴리페놀은 항염증 작용을 하는데, 심방세동은 염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당 대사 개선은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AFib 재발 위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체중 및 지방간 감소
일부 연구에서 커피는 체중 조절과 지방간 감소에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 지방간은 심방세동의 주요 위험요인이므로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카페인 내성 및 자율신경 조절
일부 환자들은 카페인의 심박 증가 효과에 대해 내성이 생기면 오히려 심박수 변동이 줄고 규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는 확실하지 않음.
모든 심방세동 환자가 커피를 마셔도 될까
그렇지 않다. 개인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조심해야 한다:
• 커피를 마시면 분명 두근거림, 어지럼증, 불편감이 생기는 경우
• 고용량 카페인이 포함된 에너지드링크를 즐겨 마시는 경우
• 불안장애,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 임신 중이거나 배뇨증상이 심한 경우
반대로 아래 상황이라면 적정량의 커피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
• 커피를 마셔도 특별한 증상이 없음
• 하루 1~2잔의 규칙적 섭취
• 무설탕, 저지방 또는 블랙커피 위주
• 기존 연구에서 권장하는 범위(하루 400mg 카페인 이하) 내 섭취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안전한 커피 섭취 가이드
개인의 반응을 고려해 다음 원칙을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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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잔 정도의 블랙 또는 저칼로리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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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크림, 시럽 첨가는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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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은 시간 카페인 섭취는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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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드링크는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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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섭취 후 증상이 있을 경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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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이 부담되는 경우 디카페인도 선택 가능
특히 당뇨병·고혈압·만성콩팥병 환자는 첨가물로 인한 혈당 및 지방 변화를 주의해야 한다.
커피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해로운가, 도움이 되는가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커피가 심방세동을 악화시킨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음
• 오히려 적당한 커피 섭취는 재발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
• 개인별 반응은 매우 다르므로 증상 중심의 접근이 중요함
• 고카페인 음료는 여전히 위험할 수 있음
즉, 무조건 커피를 끊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최근 연구의 흐름이다.
다만, 개인의 증상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안전하게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