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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환자에게도 GLP-1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안전할까? 최신 연구 결과 정리

1. 왜 투석 환자에서 GLP-1 약물 연구가 중요할까?

GLP-1 수용체 작용제(semaglutide, dulaglutide, liraglutide 등)는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체중감량과 심혈관 보호 효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투석 환자(말기신부전 환자) 가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에서의 약물 대사, 부작용 위험, 저혈당 가능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결국 “투석 중인 환자에게 GLP-1을 써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2. 새로 발표된 연구의 핵심

2025년 유럽당뇨병학회(EASD, Vienna)에서 발표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안전성 분석 결과는 이러한 공백을 메운 중요한 근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의 Klara R. Klein 박사 연구팀
다음의 4개 주요 임상시험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습니다.

  • SUSTAIN-6

  • SELECT

  • FLOW

  • SOUL

이 연구들은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 또는 신장 보호 효과를 검증한 무작위 대조시험(RCT)들로, 총 34,064명의 참가자가 포함되었습니다.


3. 투석 환자 대상 분석 방법

분석 기간 동안 **307명(0.9%)**의 참가자가 투석 치료를 시작했으며,
이 중 141명은 세마글루타이드군, 166명은 위약군이었습니다.

이 중 약 절반 정도(세마글루타이드 50%, 위약 56%)가
투석 시작 후에도 약물을 계속 복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그룹의 부작용, 심혈관 사건(MACE), 사망률을 추적했습니다.


4. 주요 결과 요약

구분 세마글루타이드 위약군
심혈관 주요 사건(MACE) 9.7건 / 100인년 16.1건 / 100인년
전체 사망률 13.8건 / 100인년 18.1건 / 100인년
저혈당 발생 유사 유사

결과적으로 심각한 이상반응, 심혈관 사건, 사망률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수치상으로는 세마글루타이드군이 더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심장 질환, 감염, 소화기 부작용 등 주요 부작용 빈도도 두 군 간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5. 연구의 의미

이 결과는 투석 환자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가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최초의 대규모 근거로 평가됩니다.

특히 투석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4년(48개월)로 제한되어 있고,
사망 원인의 대부분이 심혈관 합병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심혈관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GLP-1 약물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Klein 박사는 “투석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심각한 부작용 없이 사용될 수 있으며,
오히려 심혈관 및 사망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6. 연구의 한계점

다만, 이번 분석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1. 투석 시작 시점에 무작위 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즉, 이미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하던 환자가 투석에 들어간 경우,
    ‘약물 덕분에 상태가 더 좋았던 사람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4개 연구의 부작용 보고 방식이 달라,
    모든 이상반응을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투석 중 GLP-1 사용의 실제 안전성”을 제시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7. 지금까지의 GLP-1 연구 흐름 요약

연구명 대상 주요 결과 투석 환자 포함 여부
LEADER (liraglutide) 제2형 당뇨병 MACE 감소 제외
REWIND (dulaglutide) 제2형 당뇨병 신장 보호 효과 제외
FLOW (semaglutide) CKD + T2DM 신기능 저하 및 투석 진행 위험 감소 투석 전까지만
EASD 2025 분석 투석 중 환자 안전성 확인, 사망률 감소 경향 포함

즉, 이번 결과는 “투석 전”뿐 아니라 “투석 중”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8. 임상 실무에 주는 시사점

  • 비만·당뇨병을 동반한 투석 환자에서 체중조절 및 대사개선 목적으로 GLP-1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단, 위장관 부작용(구역, 구토 등) 은 투석 환자에서 체액불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용량 조절과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 인슐린 병용 시 저혈당 위험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9. 결론

이번 EASD 2025 발표는 투석 환자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전체 사망률 측면에서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대규모 근거입니다.
향후 무작위 배정 연구가 이어진다면,
GLP-1 작용제가 투석 환자의 예후 개선 약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열렸습니다.


2025년 영국 당뇨·신장학회 공동 가이드라인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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