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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트증후군, 언제 의심해야 할까? – 한국 설문조사 결과와 임상 팁

알포트증후군(Alport syndrome, AS)은 유전성 신질환으로, 흔히 혈뇨로 시작해 단백뇨, 신기능 저하로 진행하며, 일부에서는 청력 저하와 안과 질환이 동반됩니다. 예전에는 드문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유전자 연구 결과 생각보다 흔한 질환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시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사와 환자·보호자 모두 질환 인식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예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질환이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조사에서 드러난 현실

  • 의사 경험 부족: 다수의 신장 전문의가 지금까지 AS 환자를 10명 이하만 진료.

  • 진단 지연: 원인불명 만성콩팥병, 소아·청소년의 혈뇨 환자에서도 AS를 잘 떠올리지 못함.

  • 진단 도구 차이: 소아신장 전문의는 유전자검사를 선호했지만, 성인 전문의는 여전히 신장생검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음.

  • 치료 시점 지연: 국제 가이드라인은 조기 RAS 억제제 투여를 권장하지만, 한국에서는 ‘단백뇨가 나타난 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음.

  • 가족 검사 소극적: 일부만이 가족에 대해 적극적으로 유전자검사를 시행.

  • 환자 불만족: 환자와 보호자들은 늦은 진단, 설명 부족, 지원체계 부재를 가장 크게 지적.


알포트증후군, 의심해야 할 임상 상황

  1. 소아·청소년에서 반복되는 현미경적 혈뇨

    • 특히 학교 검진에서 발견되는 무증상 혈뇨(microscopic hematuria)는 흔히 지나치기 쉽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AS를 고려해야 합니다.

  2. 원인 불명의 CKD 환자

    • 뚜렷한 원인(당뇨, 고혈압 등)이 없는 경우, 특히 혈뇨+단백뇨 동반 시 유전자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3. 가족력 동반 사례

    • 모계 쪽 CKD 병력, 가족 중 신부전이나 청력 저하 환자가 있으면 X-linked AS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조기 청력 이상

    • 10~20대에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SNHL)은 AS의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5. 얇은 사구체 기저막(thin basement membrane, TBMN) 소견

    • 예전에는 “양성 가족성 혈뇨”로 여겼지만, 실제로는 AS 관련 변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6. 특정 병리 소견

    • 신장생검에서 basket-weave 양상, 콜라겐 α5 면역염색 소실 등이 보이면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진단과 치료의 핵심

  • 유전자검사: 현재 AS 진단의 골드 스탠다드. 한국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게 가능하므로 적극 활용 필요.

  • 조기 RAS 억제제 투여: 진단 즉시 또는 미세알부민뇨 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이 신기능 보존에 유리.

  • 청력·안과 정기검사: 초기부터 시행해야 하며, 특히 소아에서 청력 손실은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가족 검사 및 상담: 환자의 1차 가족 검사는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에 필수. 장기 기증 가능성 평가에도 필요.


정리

  • 알포트증후군은 “드문 질환”이 아니라 의외로 흔히 존재하지만 진단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 한국 임상현장에서는 여전히 인식 부족과 진단 지연이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 무증상 혈뇨, 원인 불명 CKD, 가족력, 조기 청력 이상이 보이면 반드시 AS를 의심하고, 유전자검사와 조기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참고 논문 (주요 원문)

  1. 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KRCP)
    Investigation of current clinical practices and perceptions of patients and caregivers regarding Alport syndrome in South Korea
    https://doi.org/10.23876/j.krcp.23.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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