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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변비가 잘 생기는 이유와 안전한 해결법

만성콩팥병 변비, 물과 채소만 많이 먹으면 해결될까요?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변비입니다.

“콩팥이 나빠진 뒤부터 화장실 가기가 힘들어요.”

“물을 많이 마시면 좋아진다는데 저는 부종 때문에 물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채소를 많이 먹고 싶어도 칼륨이 올라갈까 봐 걱정돼요.”

일반적인 변비 관리법은 물을 충분히 마시고, 채소와 과일을 늘리고, 운동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이러한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 혈중 칼륨 수치, 소변량, 부종, 심부전 여부, 투석 여부에 따라 물과 식이섬유 섭취량을 다르게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반인에게 흔히 사용하는 변비약 중 일부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마그네슘 축적이나 전해질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비가 있다고 해서 약국에서 아무 변비약이나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변비가 생기는 이유,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변비약, 피해야 할 약과 병원 진료가 필요한 위험 신호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변비가 흔한 이유

만성콩팥병 환자의 변비는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기보다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변비 진단 비율이 전체적으로 약 30%였으며, 신장 기능이 많이 저하된 5단계 환자에서는 40%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환자에게서도 변비가 특히 흔하게 나타났습니다.

1. 칼륨 제한으로 식이섬유 섭취가 줄어듭니다

변비 예방에는 식이섬유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환자는 혈중 칼륨이 높거나 고칼륨혈증 위험이 있으면 과일, 채소, 잡곡, 콩류와 견과류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전체 식사량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함께 감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만성콩팥병 환자가 과일과 채소를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혈중 칼륨이 정상이고 소변량이 충분하다면, 검사 결과에 맞춰 저칼륨 채소와 과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수분을 제한해야 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변을 부드럽게 하려면 어느 정도 수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환자는 수분을 마음대로 늘리면 안 됩니다.

  • 소변량이 크게 줄어든 환자
  • 부종이 심한 환자
  •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
  •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 투석 사이 체중 증가가 많은 환자
  • 저나트륨혈증이 있는 환자

특히 투석 환자가 변비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면 투석 사이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혈압 상승이나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비에는 하루 2리터의 물이 좋다”는 식의 일반적인 조언을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3. 활동량이 줄어듭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빈혈, 근육 감소, 피로감, 숨참, 관절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장운동도 느려집니다.

혈액투석 환자는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약 4시간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고 투석을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투석 후 피로까지 겹치면 하루 전체의 활동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4. 복용 중인 약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합니다. 다음 약들은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철분제
  • 칼슘 성분의 인결합제
  • 일부 칼륨흡착제
  • 일부 혈압약
  • 항히스타민제
  • 항우울제와 항정신병 약물
  • 파킨슨병 치료제
  • 마약성 진통제
  • 일부 구토 억제제

변비가 새로 생겼다면 최근에 추가되거나 용량이 늘어난 약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변비가 생겼다고 해서 철분제나 인결합제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약을 끊기보다는 복용 시간이나 종류를 조정하거나 적절한 변비약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5.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이 영향을 줍니다

당뇨병이 오래되면 장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위 배출과 대장 통과 시간이 느려지면서 복부 팽만, 조기 포만감,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당이 높을수록 탈수와 장운동 저하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혈당 조절도 변비 치료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6.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고칼슘혈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변비가 심해졌다면 단순히 식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음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 갑상선기능저하증
  • 고칼슘혈증
  • 심한 저칼륨혈증
  •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 장폐색이나 대장 질환

특히 기존에 배변을 잘하던 사람이 갑자기 심한 변비를 보이면 원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7. 장내 미생물과 요독 환경이 변합니다

콩팥 기능이 감소하면 혈액 속 요소와 요독 물질이 증가하고 장내 환경도 달라집니다.

식이섬유 부족, 여러 약물의 복용, 장운동 저하까지 겹치면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변이 장에 오래 머물면 단백질 발효와 부패 과정이 늘어나고, 인독실황산이나 p-크레실황산과 같은 장 유래 요독 물질의 생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콩팥과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변비가 곧바로 콩팥 기능을 악화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변비와 만성콩팥병은 나이, 당뇨병, 활동량 감소, 복용 약물 등 여러 공통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면 변비라고 볼까요?

매일 대변을 보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변비는 아닙니다.

다음 증상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반복된다면 변비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일주일에 대변을 보는 횟수가 3회 미만이다.
  • 변이 단단하고 토끼똥처럼 나온다.
  • 대변을 볼 때 심하게 힘을 줘야 한다.
  • 배변 후에도 변이 남은 느낌이 든다.
  • 항문이 막힌 듯한 느낌이 있다.
  • 손가락이나 관장 등의 도움을 받아야 배변할 수 있다.

배변 횟수뿐 아니라 변의 굵기, 딱딱함, 힘주는 정도, 잔변감이 중요합니다.


변비는 콩팥병의 초기 증상일까요?

변비는 일반적으로 만성콩팥병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아닙니다.

초기 만성콩팥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혈액검사와 소변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쉽게 피로하고 기운이 없다.
  • 식욕이 줄고 메스꺼움이 있다.
  •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 발과 발목이 붓는다.
  • 아침에 눈 주위가 붓는다.
  • 야간뇨가 늘어난다.
  •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 쥐가 자주 난다.
  • 혈압 조절이 잘되지 않는다.
  • 빈혈이 생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도 콩팥병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과 소변 단백 또는 알부민 검사가 필요합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변비 해결법

1단계: 최근 복용 약과 배변 습관부터 확인합니다

변비가 시작된 시점과 약이 변경된 시점을 비교해 보십시오.

다음 항목을 일주일 정도 기록하면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대변을 본 날짜와 시간
  • 변의 모양과 딱딱한 정도
  • 배변할 때 힘을 준 정도
  • 하루 식사량
  • 허용된 범위 내 수분 섭취량
  • 운동량
  • 최근 변경된 약
  • 복통이나 혈변 여부

2단계: 매일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갑니다

대장은 식사 후에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이를 위대장반사라고 합니다.

아침 식사 후 10~20분 사이에 화장실에 앉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변의가 약하더라도 5분 정도 편하게 앉아보되, 10분 이상 과도하게 힘을 주지는 마십시오.

발밑에 낮은 받침대를 두고 무릎을 엉덩이보다 조금 높게 올리면 직장과 항문의 각도가 펴져 배변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변의가 느껴질 때 계속 참는 습관도 피해야 합니다.


3단계: 신장 기능에 맞는 식이섬유를 선택합니다

식이섬유는 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운동을 돕습니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칼륨과 인 수치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비교적 활용하기 쉬운 식품

환자의 검사 결과와 식사 처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식품을 소량부터 활용할 수 있습니다.

  • 흰쌀밥에 보리나 귀리를 소량 섞은 밥
  • 삶아 물을 버린 양배추
  • 데친 숙주나물
  • 오이
  • 양상추
  • 데친 무
  • 사과나 배의 소량 섭취
  • 허용되는 양의 오트밀
  •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저칼륨 곡물 제품

혈중 칼륨이 높다면 채소를 작게 썰어 물에 담갔다가 데치고, 데친 물은 버리는 방법이 칼륨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리법이 칼륨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많이 먹으면 안 되는 식품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어도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 바나나
  • 키위
  • 참외와 멜론
  • 토마토주스
  • 말린 과일
  • 견과류
  • 콩과 팥
  • 미역과 다시마를 진하게 우린 음식
  • 감자와 고구마를 많은 양 섭취하는 식단
  • 채소와 과일을 갈아 만든 주스
  • 농축 녹즙

과일이나 채소를 갈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됩니다.

특히 즙이나 스무디 형태는 포만감에 비해 칼륨 섭취량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갑자기 늘리지 마십시오

식이섬유를 갑자기 많이 먹으면 가스, 복부 팽만과 복통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평소 섭취량보다 조금씩 늘리고, 배가 심하게 불러오거나 대변이 나오지 않으면 섭취량을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수분 제한이 심한 환자가 차전자피와 같은 팽창성 식이섬유를 충분한 물 없이 복용하면 오히려 변이 더 막힐 수 있습니다.


4단계: 수분은 ‘많이’가 아니라 ‘허용량 안에서 규칙적으로’ 마십니다

부종이 없고 소변량이 충분한 초기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탈수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소변량이 적거나 투석 중인 환자는 수분을 임의로 늘리지 말아야 합니다.

수분 제한이 없는 환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 하루 동안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더운 날씨, 발열, 설사, 구토가 있을 때는 탈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섭취량을 조정해야 합니다.

수분 제한이 있는 환자

물을 추가로 마시는 대신 다음 방법을 우선 적용할 수 있습니다.

  • 식이섬유의 종류와 양 조절
  • 일정한 배변 시간 만들기
  • 걷기와 복부 운동
  • 변비를 유발하는 약 확인
  • 콩팥 기능에 맞는 변비약 처방

국, 찌개, 얼음, 커피, 우유, 음료, 죽과 물기가 많은 과일도 모두 수분 섭취량에 포함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5단계: 가능한 범위에서 몸을 움직입니다

매일 10~20분 정도의 걷기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걷기가 어려운 환자는 의자에 앉아서 다음 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1. 등을 곧게 펴고 앉습니다.
  2. 한쪽 무릎씩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3.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4. 배에 힘을 주었다가 천천히 풀어줍니다.
  5. 5~10회씩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반복합니다.

투석 환자는 투석하지 않는 날에 짧은 산책을 하고, 투석 당일에는 혈압과 몸 상태를 고려해 가벼운 활동을 선택합니다.

어지럼증, 흉통, 심한 숨참이 있으면 운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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