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를 시작한 뒤 진료실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육을 키우려고 단백질 파우더를 하루 두 번 먹고 있습니다. 신장에는 괜찮을까요?”
“운동 후에 바로 단백질을 먹어야 근육이 붙는다고 해서 매일 먹고 있습니다.”
“단백질 파우더를 먹으면 콩팥이 망가진다는 이야기도 있고, 괜찮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떤 것이 맞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백질 파우더 자체가 신장에 독성을 가진 음식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대부분 파우더 그 자체보다 하루 전체 단백질 섭취량입니다.
아침에는 달걀, 점심에는 고기, 저녁에는 닭가슴살을 먹고 여기에 단백질바와 단백질 파우더까지 추가한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백뇨가 있거나 만성콩팥병, 당뇨병,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고단백 식사가 콩팥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단백질 파우더를 먹어도 되나요?”
보다는
“내 콩팥 상태에서 하루 단백질을 얼마까지 먹는 것이 적절한가요?”
입니다.
우리가 먹은 단백질은 소화·흡수된 뒤 근육과 여러 조직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필요량을 넘어선 단백질을 몸속에 그대로 저장해둘 수는 없습니다. 남는 단백질은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요소를 비롯한 질소 노폐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노폐물은 주로 콩팥을 통해 배설됩니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또 하나의 변화가 생깁니다.
콩팥으로 흐르는 혈액량과 사구체 여과가 증가하면서 사구체 과여과(hyperfiltration)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콩팥이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KDIGO 2024 만성콩팥병 진료지침에서도 고단백 섭취가 사구체 내 압력과 과여과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CKD가 있는 사람에서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를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콩팥이 정상인 건강한 사람과 이미 콩팥질환이 있는 사람을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부분은 과장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2026년 발표된 무작위 연구들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만성콩팥병이 없는 성인에서 고단백 식사를 했을 때 eGFR이 증가하는 경향은 있었지만 혈청 크레아티닌 증가 등 일관된 신장 손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연구 기간이 비교적 짧았고 크레아티닌을 이용해 신장 기능을 평가한 연구가 많아
수년에서 수십 년간 매우 높은 단백질 섭취를 지속해도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따라서 신장 기능이 정상이고 단백뇨가 없는 건강한 젊은 성인이 운동하면서 적절한 범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는 습관을 모든 사람에게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단백질은 많이 먹을수록 근육이 잘 생긴다.”
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49개 연구, 1,863명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를 증가시키면 근육량 증가에 도움이 되었지만,
하루 총 단백질 섭취가 약 1.6g/kg을 넘어가면서부터 추가적인 근육량 증가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단백질 보충보다 훨씬 강력한 근육 증가 자극은 결국 근력운동 자체였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인 건강한 사람이 규칙적으로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면
70kg × 1.6g = 약 112g/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112g은 단백질 파우더 112g을 먹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밥, 고기, 생선, 두부, 달걀, 우유, 콩, 견과류 등 모든 음식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합한 양입니다.
운동 직후 근육이 커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을 흔히 ‘펌핑’이라고 합니다.
이 현상은 운동한 근육으로 혈액이 많이 흐르고 근육 세포 주변의 수분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발생합니다.
단백질 파우더를 한 잔 마신다고 즉시 펌핑이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오늘 운동을 강하게 했으니까 두 스쿱”
“펌핑이 부족한 것 같아서 한 번 더”
하는 식으로 단백질 양을 늘릴 이유는 없습니다.
근육 증가에는 꾸준한 근력운동 + 충분한 열량 + 적절한 단백질 + 수면과 회복이 함께 필요합니다.
KDIGO 2024 진료지침은 만성콩팥병 G3~G5단계이고 투석을 하지 않는 성인에게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대체로
체중 1kg당 0.8g 정도로 유지하도록 제안합니다.
또한 신장질환 진행 위험이 있는 성인은 1.3g/kg/일을 초과하는 고단백 섭취를 피하도록 권고합니다.
| 체중 | 0.8g/kg 기준 |
|---|---|
| 50kg | 40g |
| 55kg | 44g |
| 60kg | 48g |
| 65kg | 52g |
| 70kg | 56g |
| 75kg | 60g |
| 80kg | 64g |
| 90kg | 72g |
예를 들어 만성콩팥병이 있는 70kg 환자라면 하루 약 56g 정도가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통해 이미 55g 정도를 먹었다면 운동 후 단백질 25g짜리 파우더를 한 스쿱 추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파우더를 먹는다면 기존 식사에서 부족한 만큼만 채워야 합니다.
단백질 파우더를 드시는 분에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루 몇 스쿱 드세요?”
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한 스쿱에 실제 단백질이 몇 g 들어 있나요?”
입니다.
제품에 따라 한 스쿱의 크기가 다르고, 단백질 함량도 15g, 20g, 25g, 30g 등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목표 단백질이 60g이고 음식을 통해 48g을 섭취했다면 필요한 보충량은 약 12g입니다.
이 경우 단백질 25g이 들어 있는 제품을 반드시 한 스쿱 전부 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보충제는 부족한 양을 보충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WPC(Whey Protein Concentrate)는 흔히 사용하는 유청단백입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단백질 공급원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당이 어느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우유를 마셨을 때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WPI(Whey Protein Isolate)는 단백질 비율이 높고 유당과 지방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유당에 민감하거나 한 번에 불필요한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줄이고 싶은 경우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WPI가 WPC보다 ‘신장에 안전한 단백질’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콩팥 입장에서는 결국 하루에 섭취하는 총 단백질량이 더 중요합니다.
카제인은 소화·흡수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우유 단백질입니다.
취침 전에 먹는 단백질로 홍보되기도 하지만,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카제인을 선택한다고 해서 콩팥 부담이 특별히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대두단백, 완두단백 등 식물성 제품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KDIGO는 CKD 환자에서 식물성 식품의 비율을 높이고 초가공식품을 줄이는 건강한 식사 패턴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식물성 단백질 파우더니까 무조건 콩팥에 좋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제품에 따라 칼륨·인·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거나 여러 첨가물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영양성분표 확인이 필요합니다.
단백질 함량만 확인하고 구입하면 안 됩니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다음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분표에 다음과 같이 phos가 포함된 첨가물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무기 인산염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혈중 인 수치 관리가 필요한 CKD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National Kidney Foundation도 식품의 원재료명에서 ‘PHOS’를 확인하도록 권고합니다.
모든 CKD 환자가 칼륨을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기능이 많이 감소했거나 혈중 칼륨이 높았던 사람이라면
potassium, electrolyte, mineral blend
등이 추가된 제품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전해질 보충’, ‘미네랄 강화’, ‘슈퍼푸드 그린 파우더’ 등을 함께 강조하는 제품에는 예상보다 많은 칼륨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운동 보충제 중에는 맛을 높이거나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고혈압, 부종,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이 있는 분은 단백질 함량뿐 아니라 나트륨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Mass gainer’ 제품은 단백질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체중 증가를 목적으로 많은 탄수화물과 열량을 함께 포함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이나 비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백질을 보충하려다가 혈당과 체중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콩팥질환이 있는 분에게는
단백질 + 여러 운동성분 + 허브 + 미네랄 + 에너지 부스터
가 섞여 있는 제품보다는 성분표가 단순하고 함량이 명확한 제품을 권합니다.
특히
등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National Kidney Foundation 역시 콩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보디빌딩, 체중감량 또는 에너지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복합 보충제 사용에 주의를 권고합니다.
단백질 파우더를 정기적으로 먹기 전에 최소한 다음 두 가지를 확인해 보십시오.
① 혈액검사: 크레아티닌, eGFR
② 소변검사: 요단백 또는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비(UACR)
혈액검사만 정상이라고 끝이 아닙니다.
eGFR이 정상이어도 단백뇨 또는 알부민뇨가 지속된다면 콩팥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루 동안 먹은
를 모두 기록해 보십시오.
생각보다 음식으로 이미 충분히 먹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략적으로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 있습니다. 제품과 조리상태에 따라 실제 함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백질 파우더는 약이 아닙니다.
음식을 통해 하루 단백질 목표를 충족했다면 파우더를 추가로 먹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바쁜 일정 때문에 아침을 거의 먹지 못하고 하루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다면 파우더가 편리한 보충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이 끝났으니 한 스쿱”
이라는 공식은 없습니다.
아침·점심·저녁을 통해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했다면 운동 후 추가 단백질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운동 직후 몇 분 안에 먹느냐보다 하루 전체 단백질 섭취량과 꾸준한 근력운동이 더 중요합니다.
근육을 만들려면 단백질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운동할 에너지가 부족하면 단백질의 일부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가
“콩팥 때문에 단백질도 줄이고, 당뇨 때문에 밥도 거의 안 먹겠습니다.”
라고 하면 총 열량 부족과 근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단백질 제한은 충분한 열량 섭취와 함께 계획해야 합니다.
콩팥을 보호한다고 모든 고령 환자에게 단백질을 무조건 줄여서는 안 됩니다.
KDIGO 2024는 고령 CKD 환자에서 노쇠(frailty), 근감소증(sarcopenia), 영양불량이 있다면 더 높은 단백질 및 열량 목표를 고려하도록 제시합니다.
즉 80세 환자에게 근육이 계속 빠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상황이라면
“콩팥이 나쁘니까 무조건 0.6g/kg까지 줄이십시오.”
라고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콩팥기능 악화 위험과 근감소·영양실조 위험 중 무엇이 더 큰 문제인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환자도 일반 CKD 환자와 구분해야 합니다.
투석 과정과 질병 상태로 인해 단백질 및 아미노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석 환자는 일반적으로 비투석 CKD 환자보다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KDOQI 영양지침에서는 안정적인 혈액투석·복막투석 환자의 단백질 섭취량을 대체로 1.0~1.2g/kg/일 정도로 제시합니다.
따라서
“콩팥병 = 단백질을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한다”
는 것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투석 여부, 체중, 혈중 알부민, 식사량, 근육량에 따라 목표가 달라집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파우더를 장기간 복용하기 전에 콩팥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장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성인이 적정량을 섭취한다고 해서 단백질 파우더 자체가 신장을 손상시킨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다만 장기간의 매우 높은 단백질 섭취에 대한 안전성 자료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미 CKD나 단백뇨가 있다면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합니다.
WPI는 유당과 지방이 적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제품이지만, WPI 자체가 콩팥 보호용 단백질인 것은 아닙니다.
종류보다 하루 전체 단백질량과 첨가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닙니다.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사 패턴은 CKD 관리에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식물성 단백질 파우더도 단백질은 단백질입니다.
또한 제품에 따라 칼륨이나 인이 많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혈액검사와 성분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건강한 운동인의 경우 흔히 1회 20~30g 정도가 사용되지만 모든 사람이 반드시 그 양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식사에서 하루 목표량을 충분히 섭취했다면 추가로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CKD 환자는 운동선수용 섭취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단백질 파우더는 무조건 나쁜 식품도 아니고, 근육을 만들어 주는 특별한 약도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전체 단백질 섭취량입니다.
콩팥이 정상이고 단백뇨가 없는 사람이라면 적절한 범위의 단백질 섭취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백뇨나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헬스장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1.5g/kg, 2g/kg 이상의 고단백 식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비투석 CKD G3~G5 환자는 일반적으로 약 0.8g/kg/일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진행 위험이 있다면 1.3g/kg/일 이상의 고단백 섭취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단백질 파우더를 꼭 먹어야 한다면 기억하십시오.
① 콩팥기능과 단백뇨를 먼저 확인하고
② 음식으로 먹는 단백질부터 계산한 뒤
③ 부족한 양만 파우더로 보충하고
④ 가능하면 성분이 단순한 제품을 선택하고
⑤ 인산염·칼륨·나트륨·당류까지 확인합니다.
근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파우더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닙니다.
근력운동은 꾸준히, 단백질은 필요한 만큼만.
이것이 근육과 콩팥을 함께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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